갑작스런 어지러움, 단순한 피로가 아니었다
그날 아침 저는 그냥 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머리가 살짝 띵하고 어지러운 느낌이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하지만 오후로 갈수록 숨이 답답해지고 가슴이 조이는 듯한 기분이 들면서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동네 병원을 찾았고 의사 선생님은 제 혈압 수치를 보고 한숨부터 쉬셨습니다
지금 당장 치료 안 하면 큰일 난다고요
그때 제 귀를 때리듯 들린 단어는 고혈압이었습니다
믿기지 않았던 진단… 나는 아직 젊은데
제 나이는 중년이라 하기엔 이른 편이었습니다
생활도 활동적으로 하고 특별히 큰 병이 없었기에 고혈압이라는 말이 실감 나지 않았습니다
처방약을 받아 들고도 한참을 멍하니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떻게 내가 이런 약을 먹는 사람이 되었을까
마음 한구석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죠
약은 시작이자 경고였다
처방받은 약은 하루에 한 번 먹는 혈압약이었습니다
이름은 익숙하지 않았지만 복용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약을 먹고 나서 며칠은 어지럽고 약간 무기력했지만 몸이 금세 적응했습니다
두 번째 병원 방문 때 혈압이 많이 내려갔다는 말을 들었고
그제서야 약을 먹는 게 나쁜 일이 아니라는 걸 느꼈습니다
식습관은 완전히 갈아엎었다
그전까진 짠 음식을 즐겼습니다
라면은 주식이었고 외식도 자주 했습니다
하지만 고혈압 진단 이후 식단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싱거운 국 위주에 채소를 많이 먹었고 가공식품은 철저히 피했습니다
처음엔 맛이 없어 미칠 뻔했지만 혈압 수치가 좋아지는 걸 눈으로 확인하니 의지가 생기더군요
처방약을 끊지 않겠다고 다짐한 사건
한 번은 깜빡하고 약을 하루 거른 적이 있었습니다
그날 밤 다시 머리가 아프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습니다
몸이 경고를 보내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그때 이후 약은 내 몸을 위한 안전벨트라는 생각으로 매일 챙기게 되었습니다
스트레스와의 싸움도 함께 시작되었다
몸만이 아니라 마음도 관리가 필요했습니다
직장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혈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고
무리하지 않고 내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운동도 병행하면서 매일 산책을 하고
숨 고르기를 하며 마음을 비우는 연습을 했습니다
그 효과는 생각보다 컸습니다
나는 완치가 아닌 관리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처음엔 약을 몇 달 먹고 끝낼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젠 평생 관리해야 할 질환이라는 걸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이건 포기나 체념이 아니라 현실적인 건강 유지 방법이라는 걸 알게 되었죠
약을 먹는다고 무조건 나쁜 건 아닙니다
오히려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회입니다
지금은 안정 속에서 살아간다
지금의 저는 혈압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고
식습관 운동 스트레스 관리 약 복용 어느 하나 빠짐없이 실천하고 있습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에 민감해졌고
예전보다 훨씬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고혈압은 조용히 다가온다
고혈압은 겉으로는 아무 증상 없이 다가오기 때문에 방심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한 번 터지면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시작하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라는 걸 저는 몸소 경험했습니다
당신에게 하고 싶은 한마디
혹시 지금 혈압이 높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병원 가는 걸 망설이고 있다면
주저하지 마세요
약을 먹는 건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약으로 내 몸을 지키고 건강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다는 걸
저처럼 직접 경험하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