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지기 직전에야 알게 된 몸의 신호
몇 달 전 출근길, 눈앞이 핑 돌고 식은땀이 났다.
평소에도 머리가 무겁고 쉽게 피곤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날 병원에서 혈압을 쟀고, 의사는 단호하게 말했다.
“이대로 가면 위험합니다. 약 꼭 드셔야 해요.”
무섭다는 감정보다도, 인생이 이렇게 끝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절망이 더 컸다.
그리고 그날부터, 내 방식으로 다시 살아보기로 마음먹었다.
냉장고를 비우면서 인생을 다시 채우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가장 먼저 한 건 냉장고 정리였다.
소시지, 양념 고기, 젓갈, 라면, 캔음료, 찌개 국물 반찬들.
모두 꺼내 쓰레기통에 버렸다.
하루 세 끼, 먹는 것부터 고쳐야겠다고 생각했다.
음식은 가능한 한 싱겁게 만들었고, 김치도 저염으로 담갔다.
국은 거의 끓이지 않았고, 외식은 중단했다.
현미밥에 채소를 삶아 먹고, 양념 대신 깨와 들기름으로 맛을 냈다.
이런 식사는 처음엔 고문 같았지만, 어느 순간 내 몸이 그것을 반기기 시작했다.
속이 편해졌고, 잠도 깊이 들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이 내 혈압을 바꿨다
운동은 체질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혈압을 낮추는 데 가장 중요한 게 걷기라는 말을 듣고, 새벽마다 공원에 나갔다.
비가 오든 바람이 불든, 무조건 나갔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점점 몸이 가벼워지고 숨이 덜 찼다.
걷는 것만으로도 몸은 달라졌다.
걸으며 땀을 흘리면 머리까지 맑아졌고, 몸 구석구석 순환되는 느낌이 들었다.
특별한 운동이 아니라 ‘계속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걸 알게 됐다.
소금보다 무서운 건 마음속 짠 감정
음식만 짜게 먹어서 그런 게 아니었다.
회사에서의 스트레스, 가족과의 갈등, 미래에 대한 불안.
이런 마음속의 긴장이 내 혈압을 올리고 있었다.
하루에 한 번은 감사한 걸 적어봤고, 음악을 들으며 눈을 감았다.
자연 속을 걷는 날엔 핸드폰을 꺼두고 하늘을 올려봤다.
마음을 비우자 몸도 훨씬 편안해졌다.
스트레스는 보이지 않지만, 혈관을 가장 먼저 조이기 시작하는 독이다.
그걸 알아차리는 데 너무 오래 걸렸다.
혈압 수치보다 더 기뻤던 말 한마디
다시 병원에 갔을 때, 간호사가 내 혈압을 재고 말했다.
“오늘 혈압 정말 좋으시네요. 지금은 약 안 드셔도 될 것 같아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약을 끊은 지도 오래됐고, 지금도 매일 혈압을 기록한다.
이젠 몸이 먼저 신호를 보내는 걸 느낄 수 있다.
숨이 가쁘거나, 머리가 무겁거나, 유난히 짜게 먹으면 바로 알 수 있다.
몸을 믿게 되면, 건강도 따라온다.
나처럼 평범한 사람도 해냈다
나는 운동선수도 아니고, 의지도 약한 사람이다.
하지만 병원 침대 위에 누워 죽음을 걱정하는 삶보다는
불편하더라도 건강을 선택하는 삶을 택했다.
변화는 거창하지 않았다.
식탁을 바꾸고, 걷고, 마음을 달랬을 뿐이다.
그러자 혈압은 서서히 내려왔고, 내 삶도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할 수 있다.
지금 당장 거창하게 바꾸려고 하지 마라.
단 하나, 아주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보라.
나처럼. 정말 나처럼, 평범한 당신도 분명히 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