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소금 안 쓴 된장국 먹고 살아남은 후기

아톰K 2025. 4. 25.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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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콩팥을 망친 건 다름 아닌 ‘소금 한 스푼’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들고 처음 든 생각은 ‘설마’였습니다. 남편은 콩팥 기능 저하, 저는 단백뇨. 병원에서 받은 첫 지침은 “소금 줄이세요.”였죠. 하루 5g, 티스푼 하나라는데, 밥 세 끼 먹으면 이미 기본 염분만 2g 넘는다고 하더군요. 나머지 3g을 반찬 다 합쳐서 먹어야 한다는데, 이게 쉬울 리가요. 결국 저희 집 소금통은 싱크대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맛없는 음식, 그래도 살아야 하니까 배웠습니다

소금 없이 끓인 된장국, 처음엔 정말 눈물 났어요. 먹는 둥 마는 둥… 그러다 찾은 해법이 바로 향신료였습니다. 마늘, 양파, 후추, 생강, 들기름, 참기름을 조합해서 맛을 내기 시작했죠. 심지어 간장을 몇 방울 떨어뜨리면 소금 없이도 그럴싸한 맛이 나요. 간장은 5cc, 된장은 10g, 고추장은 15g이 소금 1g과 염분이 비슷하다고 하더라고요. 양으로 치면 훨씬 풍부하니 식감도 만족스럽죠.

과일은 종이컵에 딱 한 컵, 그 이상은 독

“과일 많이 먹으면 건강하다”는 말, 콩팥병 환자에겐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칼륨이 문제가 되거든요. 특히 껍질과 줄기에 집중되어 있다고 해서, 이제는 무조건 껍질 벗깁니다. 과일도 종이컵 하나 분량, 하루 한 컵만 먹어요. 사과 반쪽, 바나나 반 개, 딸기 한 줌 정도. 넘치면 바로 다음 날로 미루는 식입니다.

채소, 그 좋아하던 시금치도 조심해야 할 줄이야

시금치, 상추, 치커리 다 좋아했는데, 이제는 조심해서 먹습니다. 먹기 전에 두 시간 이상 물에 담가두고, 잘게 썬 다음 삶거나 데쳐요. 샤브샤브 스타일로 익히면 부담이 적고 칼륨도 빠지죠. 생채소? 절대 안 됩니다. 특히 껍질이나 줄기는 금지예요. 거기에 칼륨이 너무 많대요. 식감보다 내 콩팥이 먼저니까요.

당뇨도 있고 콩팥도 안 좋아? 그냥 쌀밥 드세요

남편이 당뇨까지 있어서 잡곡밥을 계속 먹였는데, 알고 보니 잡곡에 칼륨과 인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콩팥엔 안 좋은 거죠. 그래서 고민 끝에 백미로 돌아섰습니다. 잡곡 대신 해조류와 채소로 식이섬유를 보충해요. 된장국에 미역 조금 넣고, 물에 우려낸 다시마채로 무침 만들어 먹으면 딱 좋더라고요.

고기 먹지 말라는 말, 절반만 맞습니다

콩팥에 문제가 생기면 고기 금지라고 알고 있었는데, 그건 오해였습니다. 단백질은 무조건 줄이는 게 아니라, ‘어떻게 먹느냐’가 중요한 거더군요. 특히 노년층은 고기 자체 섭취량이 적기 때문에 그냥 드시던 대로 드셔도 된다고 해요. 단, 조리법이 중요합니다. 삶거나 데쳐서 드세요. 기름기 빠지고, 인도 줄어드니까요. 저희는 주말마다 수육 삶아 먹습니다. 된장 살짝 풀고, 마늘 넣고 푹 삶아서 먹으면 고소하고 담백해요.

콩팥을 지키는 식탁, 결국은 습관입니다

처음엔 힘들었어요. 짜게 먹던 입맛이 갑자기 변할 리 없죠. 하지만 몇 주가 지나고 나니, 입맛도 바뀌고 속도 편안해졌어요. 이제는 된장국 하나도 진심을 담아 만듭니다. 소금 없이도 맛있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고, 가족의 식탁이 점점 건강해지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 큰 위로입니다.

“소금 없이 살아남은 사람도 있습니다. 저처럼요.”

건강을 지키는 식습관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지만, 분명 가능합니다. 나트륨 줄이고, 과일 채소는 정확히, 고기는 제대로 조리해서. 이 단순한 진리가, 제 콩팥을 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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