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단지 혈당 좀 높았을 뿐인데… 내 발가락이 사라졌습니다

아톰K 2025. 5. 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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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한 줄만 알았던 그 이상한 느낌

늘 그랬다. 야근이 많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 보면 몸이 무거워지고 피곤한 게 당연했다. 그래서 병원에서 당뇨 진단을 받았을 땐 솔직히 실감도 안 났다. 그저 '조금 조심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작은 무관심이 인생을 뒤흔드는 시작이 될 줄은 몰랐다.

눈앞에서 뼈까지 썩어가던 나의 발가락

평소처럼 발톱을 정리하던 어느 날, 미세하게 피가 나고 붓기 시작했다. 며칠 지나자 발가락 색이 변하고 통증이 심해졌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데 통증은 갈수록 심해졌고, 결국 병원에서는 “감염이 퍼지고 있습니다. 절단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라는 말을 들었다.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감각이 사라져도, 나는 몰랐다

가장 무서운 건 통증이 없다는 거였다. 이미 발끝에 감각이 둔해져 있었고, 상처가 나도 몰랐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몸이 망가져가는 걸 느끼지 못한 채 시간만 흘렀고, 나는 결국 수술대에 누워야 했다. 마취가 풀리고 나서야, 내가 내 몸 하나 제대로 못 챙겼다는 현실이 눈물을 타고 흘러내렸다.

시야가 흐려지고, 세상이 멀어져 갔다

발을 잃고 난 이후, 시력도 점점 나빠지기 시작했다. 책을 읽기 힘들고, 눈앞이 번쩍이는 느낌이 잦았다. 안과에서 당뇨성 망막병증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망막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실명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눈도, 발도. 이 병은 천천히 내 모든 것을 뺏어가고 있었다.

하루 세 번, 콩팥을 지키기 위한 사투

그나마 괜찮았던 신장 기능도 점점 무너지고 있었다. 정기검진에서 단백뇨가 검출됐고, 신장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경고가 떨어졌다. 의사는 조심스럽게 “투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혈당 조절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당뇨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평범한 일상이 그리워질 줄은 몰랐다

그때부터 내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식사는 철저히 조절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을 했다. 약을 놓치는 날은 죄책감에 잠도 오지 않았다. 매일 발을 살피고, 거울로 눈 상태를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세수하고 나서 내 눈이 또렷이 보이면 그게 감사한 하루였다.

병보다 더 무서운 건 ‘무지’였다

당뇨 진단을 받은 많은 이들이 “그 정도면 괜찮아”라고 쉽게 넘긴다. 나도 그랬다. 약만 잘 먹으면 괜찮겠지, 오늘은 좀 먹어도 괜찮겠지… 그런 방심이 몸을 망가뜨린다. 이 병은 처음엔 조용하지만, 언젠가 삶 전체를 무너뜨린다. 그리고 그땐 너무 늦다.

지금 당신이 해야 할 단 하나의 일

혹시 당신도 아침마다 손발이 저릿하거나, 시야가 흐릿하게 느껴지는가? 그게 바로 시작일 수 있다. 단지 피곤한 게 아니라, 몸이 보내는 마지막 경고일 수 있다. 제발 지금이라도 혈당을 점검하고, 당신의 식탁부터 바꿔야 한다. 내가 이렇게 글을 쓰는 건, 단지 경고가 아니라 살려달라는 외침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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