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식단으로 되살아난 내 인생 이야기
젊은 시절에는 건강 따위 신경 쓸 일이 없었습니다. 고기 실컷 먹고, 짜게 먹고, 야식에 라면까지도 거리낌 없이 즐겼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며 몸은 확실히 달라지더군요. 어느 날, 아무런 전조 없이 어지럼증이 몰려왔고 병원에서 고혈압 진단을 받았습니다. 혈압 수치는 하늘을 찔렀고, 의사는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이대로 가면 뇌출혈 위험도 있습니다. 당장 식단부터 바꾸세요.”
그날 이후 제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건 단순한 건강 관리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전쟁이었습니다. 그 중심에 바로 식단이 있었습니다.
입맛을 버리고 생명을 얻다 – 소금과의 이별
고혈압 진단 후, 가장 먼저 들었던 조언은 "소금부터 줄이세요"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줄여보니, 세상 모든 음식이 짠맛으로 뒤덮여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평생 먹어온 김치, 된장찌개, 국물 있는 찌개류, 라면, 젓갈, 어묵탕까지 전부 염분 덩어리였습니다.
어느 날, 내가 먹는 김치 한 접시가 하루 권장 나트륨량의 절반이라는 얘기를 듣고 경악했습니다. 그때부터 직접 저염 김치를 담그고, 국물 없는 반찬 위주로 식사를 바꿨습니다. 입맛은 바뀌지 않지만, 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놀랍게도, 짠 음식을 거부하는 내 혀를 발견하게 되었죠.
‘풀만 먹고 어떻게 살아’는 착각이었다
그전에는 채소를 ‘곁다리’로만 여겼습니다. 고기 먹을 때 잠깐 먹는 것, 국에 파 넣는 것, 그것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채소를 주식처럼 먹기 시작하면서, 몸이 달라졌습니다. 브로콜리, 양배추, 오이, 가지, 시금치 같은 식재료가 식탁의 중심이 되었고, 자연스레 포만감도 높아졌습니다.
특히 혈압 수치가 눈에 띄게 내려가기 시작한 건, 채소 위주의 식단을 꾸준히 유지한 뒤였습니다. 매 끼니마다 채소가 빠지지 않게 준비했더니, 몸이 가벼워지고 컨디션도 나아졌습니다. 생각보다 우리는 '풀'을 너무 얕본 겁니다.
단백질? 이제는 고기보다 생선이 먼저
예전 같으면 고기 없인 밥을 못 먹었습니다. 삼겹살, 소고기, 갈비탕, 국밥… 자극적인 음식이 입맛에 착 붙었죠. 하지만 고혈압 진단 이후, 포화지방은 독이었습니다. 대신 생선으로 눈을 돌렸고, 두부와 콩, 닭가슴살 같은 저지방 단백질로 대체했습니다.
꽁치구이, 고등어조림, 두부부침이 하루하루의 생명을 연장해주는 음식이라는 걸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심심했지만, 몸이 편안해지니 그런 불만도 사라졌습니다.
밥은 밥인데, 하얀 쌀은 이제 안녕
탄수화물은 필수지만, 문제는 그 종류였습니다. 백미밥만 먹던 저는 현미, 보리, 귀리, 렌틸콩 등을 섞은 잡곡밥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거칠고 소화도 잘 안 됐지만, 조금 지나니 속도 편해지고 식사 후 졸림도 줄었습니다.
간식도 완전히 끊었습니다. 배고플 땐 오이, 당근, 방울토마토 몇 알이면 충분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예전처럼 무턱대고 많이 먹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었습니다.
물을 마시니 혈압이 내려갔다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는 말, 흔히 들어도 실천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고혈압을 겪고 나서야 진심으로 알게 됐습니다. 물을 많이 마시면 혈액이 묽어지고 혈압이 내려갑니다.
매일 충분히 마시기 위해 물병을 옆에 두고 시간마다 조금씩 마셨습니다. 커피, 탄산, 주스는 완전히 끊고 오로지 물만 마셨죠. 덕분에 부종도 사라지고, 밤에 다리에 쥐가 나는 일도 없어졌습니다.
이제는 내가 혈압을 관리한다
지금 저는 혈압이 완전히 안정됐습니다. 약도 줄였고, 더 이상 어지럼증이나 가슴 두근거림 없이 지냅니다. 과거엔 혈압이 나를 지배했지만, 이제는 제가 혈압을 통제합니다. 그 변화의 중심엔 철저한 식단 조절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그렇게까지 해야 돼?”
“그럼 뭐 먹고 살아?”
하지만 저는 압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정말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가 지금, 짠 국물에 밥 말아 먹고 있다면…
김치 한 조각도 당신의 혈압을 치솟게 할 수 있다는 걸 꼭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저처럼 바뀔 수 있습니다. 살아나실 수 있습니다.
당신의 식단이 곧 당신의 혈압입니다.